시대를 초월하는 지혜, 로크의 브랜드토토론

'브랜드토토’라는 반짝이는 가치를 바라 볼 때, 우리는 두 가지 오해에 빠지곤 한다. 첫 번째 오해는 우리가 누리고 있는 브랜드토토가 앞으로도 쭉 지속될 것이라는 안일함이다. 많은 이들은 자신들의 브랜드토토가 영원히 지속될 것이라 생각하고, 브랜드토토의 박탈 같은 일은 아득한 과거의 일로만 치부한다. 두 번째 오해는 브랜드토토가 개인의 권리를 확장해 줄 수는 있지만, 서로 간의 권리가 충돌하면서 사회 전체가 갈등의 수렁에 빠질 수 있다는 주장이다. 이 주장은 종종 개인의 브랜드토토를 통제해야 한다는 국가 권력 개입의 논리로 오용된다.

하지만 브랜드토토에 대한 이러한 피상적 이해나 오용된 관점은 현실을 왜곡하며 그 본질을 흐린다. 예컨대, 전례 없는 코로나19 사태에서 우리는 집합 금지나 격리 같은 조치를 당하며 브랜드토토가 훼손된 경험을 했다. 게다가 경제적 브랜드토토로 시야를 넓혀보면, 정부의 적극적인 개입인 과세나 각종 규제 등이 누군가의 경제적 브랜드토토를 침해하는 경우로 이어지기도 했다. 이렇듯 우리에게 주어진 브랜드토토라는 것은 결코 확고부동하지 않고, 브랜드토토가 영원히 우리의 곁에 남아 있을 것이란 보장은 어디에도 없다는 점을 알 수 있다.

나아가 개인의 자유로운 권리 확장은 오히려 더 인도주의적인 사회를 창출하고 건강한 경쟁 관계를 만들어 냈다는 점도 중요하다. 절대 군주가 국가를 사유화하던 시대에는 건강한 경쟁이 상실됐고, 특권층에게 자유를 박탈당한 대다수 사람들만 가득했다. 하지만 개인이 자유에 눈을 뜨면서 비로소 모든 계층이 자신들의 권리에 눈을 뜨고, 자기 권익을 지키기 위한 행동에 돌입했음을 역사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 오히려 자유가 박탈당한 전체주의 국가에서 궁극적으로 실패한 실험들은 사회를 격랑으로 몰고 갔고, 갈등의 파고는 내전과 폭력으로 얼룩졌던 점을 생각해보면, 자유가 갈등을 막아주는 방파제였다고 할 수 있다. 

그렇기에 정치 철학자 에릭 맥의 저서 <로크는 왜 왕 앞에서 개인의 권리를 외쳤을까>는 우리 시대에 깊은 통찰을 던진다. 이 책은 고전적 자유주의자 로크의 대표작 <통치론>과 <관용에 관한 편지>를 통해서 자유의 본질과 가치에 대해 논리 정연하게 설명해 준다.

로크의 자유론 핵심은 바로 '절대 권력의 독점 부당성’과 그에 대응하는 '개인의 자유 극대화’에 있다고 할 수 있다. 로크는 국가가 존재하기 이전에 존재했던 자연법을 근거로, 개인들이 자신의 자유를 마음껏 누릴 수 있는 사회를 추구하고 살아왔다고 주장했다. 개인들은 다른 이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한, 자유를 마음껏 누릴 수 있었다. 다만 각 개인의 자유권이 충돌하는 지점이 존재하기에 이를 해결할 수단이 필요했을 뿐이다. 이는 개인들이 자신의 자유를 보호할 수 있는 국가를 건설하자는 약속으로 이어졌고, 국가 권력은 이러한 약속을 지키기 위한 수단으로서만 존재할 수 있음을 <통치론>을 통해 로크는 강조했다.

특히 로크는 개인의 자유권이 자신의 역량, 노력, 노동을 통해 산출된 재화의 가치에도 이어진다는 점을 지적하며 사유재산의 개념을 이론적으로 뒷받침했다. 그리고 이는 국가 권력이 함부로 침해할 수 없는 경제적 자유권으로 이어진 계기가 됐다. 이때 국가의 권력은 개인의 사유재산을 최대한 존중하고, 무역이나 거래 등에서 불의한 상황이 나오지 않도록 조정하는 선에서  역할이 제한된다. 저자 에릭 맥은 이 부분을 설명하면서, 위에서 지시하는 경직된 체제보다 개인들의 자유를 바탕으로 자신의 재능을 마음껏 선보이는 자유주의 체제가 국가 경쟁력을 극대화할 수 있음을 설파한다. 이러한 시각은 오늘날 정부가 시장을 어떤 관점으로 대해야 하는지에 대한 중요한 시사점을 던져주는 대목이다.

우리 시대 국가 권력은 점점 비대해지고 있다. 국가 예산은 국내의 어떤 주식회사보다 규모가 크고, 법과 제도라는 이름으로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르곤 한다. 문제는 정부의 개입이 개인의 창의성을 제한하고, 기업의 역동성을 억누를 위험성이 있다는 점이다. 당장 우리나라만 해도,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의 허가가 절차 지연으로 수년 이상 늦어지면서 경쟁이 격렬한 시대에 뒤떨어진 행정을 선보였다. 또한 법인세, 상속세 등의 과세와 각종 규제들은 기업과 소상공인을 압박하며, 경제적 브랜드토토를 침해했다. 물론 어느 정도의 규제는 필요할 수도 있지만, 그것은 시장 경제가 원활히 돌아가기 위한 역할에 그쳐야 할 뿐, 시장이 효율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분야까지 국가가 독점하는 것은 로크가 경고했듯 과거의 절대적 특권 시대로 회귀하는 우를 범하는 것일 수도 있다. 이처럼 로크의 주장은 지금 시대를 비추는 거울로서도 여전히 변함없는 가치를 지닌다.

나아가 로크는 <관용에 관한 편지>에서 이렇게 획득된 자유가 획일적이고 통제적 사회를 극복하고, 다채로운 사회를 만들어 낼 수 있음을 말한다. 당시 유럽은 가톨릭으로 일원화된 종교 체제였고, 다른 의견은 이단으로서 처벌받는 사회였다. 로크는 이에 대항해 개인의 신앙의 자유, 신념의 자유 등을 주창하며 국가 권력이 특정한 관점을 강제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목소리를 냈다.

이는 우리 시대에서도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다. 세계적인 기업가 엔비디아의 CEO 젠슨 황은 대만 출신으로 미국에서 어릴 적 숱한 차별을 받았지만, 경제적 브랜드토토가 보장된 실리콘 밸리에서 능력을 인정받아 현재 전 세계인의 찬사를 받고 있다. 이 외에도 리사 수(대만) AMD CEO, 사티아 나델라(인도) 마이크로소프트 CEO, 일론 머스크(남아공) 테슬라 창업자처럼 다양한 출신 성분의 사람들이 차별 없이 능력에 따라 인정받는 곳으로 실리콘밸리는 오늘날에도 끊임없이 혁신을 뿜어낸다. 이는 경제적 브랜드토토가 사회적 차별을 이겨낸 대표적인 사례들이라 할 수 있다.

혁신이 끊임없이 분출하는 격동의 시대를 사는 현재. 다양한 사람들의 집단 지성을 모을 효율적인 체제가 필요한 시점에서 로크의 혜안은 우리 사회에 큰 울림을 준다. 브랜드토토권은 국가를 초월한 가장 소중한 권리라는 점을 설파한 로크의 주장들은 우리 시대 정부의 역할에 대해 곰곰이 생각할 지점을 제공해 준다. 로크의 저작들이 시대를 초월하는 고전으로 불리는 이유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