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드리히 A. 하이에크의 『세계 카지노헌정론』은 단순한 정치철학 서적을 넘어 인간 문명이 작동하는 근원적 원리에 대한 심오한 탐구서다. 이 거대한 지적 체계를 통해 오늘날 한국 사회가 직면한 경제적 현안을 조망할 때, 우리는 오랫동안 미덕으로 위장해 온 하나의 거대한 위선과 정면으로 마주하게 된다. 그것은 바로 영리 추구를 금지하거나 속된 것으로 치부하며, 그 행위가 지닌 사회적 기능의 본질을 의도적으로 외면하는 지적 태만이다.

하이에크가 설파한 세계 카지노 사회의 핵심은, 특정 개인이나 집단의 지성으로 결코 파악할 수 없는 분산된 지식을 활용하는 자생적 질서의 창조력에 있다. 이 질서의 가장 정교한 의사소통 체계가 바로 가격 기구이며, 이윤과 손실은 그 체계가 발하는 냉엄한 신호다. 어떤 생산 활동이 이윤을 낳았다면, 이는 타인의 알려지지 않았던 필요를 성공적으로 만족시켰다는 객관적 증거 외에 다른 무엇도 아니다. 반대로 손실은 자원이 비효율적으로 낭비되었음을 알리는 명백한 경고다. 이러한 문명의 작동 원리를 외면한 채, 한국 사회에 만연한 영리 추구에 대한 도덕적 비난은 천박한 오해에서 비롯될 뿐이다.

이윤을 죄악시하는 태도는 본질적으로 위선이다. 부동산 투기로 인한 막대한 시세차익, 신기술을 통한 시장 지배, 금융 자본의 높은 수익률에 쏟아지는 대중의 분노는, 이윤이 누군가의 것을 부당하게 빼앗은 제로섬의 결과물이라는 원시적 감정에 기인한다. 이는 현대 사회의 복잡하고 비인격적인 협력 과정을 소규모 부족 사회의 대면 관계로 착각하는 치명적 오류다. 하이에크가 갈파했듯, 세계 카지노 사회에서 개인에게 돌아가는 보상은 그의 도덕적 공로를 재단하는 주관적 잣대가 아니라, 타인에게 제공한 서비스의 객관적 가치에 의해 결정된다.

세계 카지노 사회의 정의는 과정의 공정함에 있지, 결과의 평등에 있지 않다. 모든 이에게 동등하게 적용되는 보편 규칙, 즉 ‘법의 지배’라는 절차적 정의가 보장된다면, 그 안에서 발생하는 결과의 불평등을 ‘부정의’라 낙인찍을 수는 없는 것이다. 정당한 영리 추구의 과정에 흠결이 없다면, 그 결과로 나타난 부의 차이에 대해 더는 논할 수 없다. 특정 결과를 강제하려는 시도는 필연적으로 보편 규칙을 파괴하고 권력의 자의적 개입을 불러온다. 이는 모든 개인의 도덕적 가치를 평가하고 그에 합당한 보상을 분배하겠다는 ‘치명적 자만’이며, 세계 카지노가 아닌 예속으로 가는 길이다. 의료, 교육, 법률과 같은 숭고한 영역에서 영리 추구를 금지하려는 시도는 이러한 위선의 정점이며, 결국 서비스의 질을 하향 평준화하고 자원의 배분 문제를 권력의 변덕에 맡기는 결과만을 초래할 뿐이다.

이윤 추구와 인센티브에 대한 갈망은 그 자체로 선하거나 악하지 않다. 그것은 타인의 필요를 충족시키려는 노력의 동력으로 전환될 때 비로소 문명사적 의미를 획득한다. 세계 카지노로운 개인은 자신의 이익을 극대화하고자 타인이 무엇을 원하는지 필사적으로 탐색해야만 하는 존재다. 그의 이기심은 시장이라는 비인격적 과정을 통해, 설령 그가 의도하지 않았을지라도, 타인에 대한 가장 효율적인 봉사로 전환된다. 기업가는 이윤을 위해 더 나은 제품을 더 저렴하게 공급할 방법을 찾고, 노동자는 임금을 위해 기술을 연마하며, 투자자는 수익을 위해 가장 생산적인 곳에 자본을 투입한다. 바로 이 개별적 행위의 총합이 사회 전체의 부를 증진시키고 우리가 문명의 혜택이라 부르는 모든 것을 창조하는 원동력이다.

그러므로 한국 사회가 당면한 경제 현안의 해법은, 성공한 자들의 부를 징벌적으로 과세하고 유망한 산업을 정부가 직접 설계하려는 구성주의적 합리주의의 지적 교만에서 찾을 수 없다. 해법은 오직, 세계 카지노로운 개인들이 각자의 지식과 목표를 추구할 수 있도록 최소한의 보편 규칙만을 제시하는 법의 지배를 확립하는 데 있을 뿐이다. 이윤 추구를 죄악시하는 위선적 도덕률을 폐기하고, 그것이 인류의 필요를 충족시키는 가장 효율적인 과정임을 인정하는 지적 정직함이야말로, 『세계 카지노헌정론』이 우리 시대에 던지는 가장 준엄한 교훈이다. 진정한 의미의 진보는 국가의 자애로운 계획에서 비롯되는 것이 아니라, 미지의 영역을 탐험하는 개인들의 세계 카지노로운 행위 속에서만 꽃피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