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거일作 '진화적 풍경'

자유주의 평론가이자 작가인 복거일(58)의 신작 ‘진화적 풍경’은 인류가 선택한 자유민주주의와 자본주의라는 구성원리는 여타 체제보다 훨씬 효율적이고 자유롭고 풍요롭기 때문이라는 전제에서 시작하는 시평집이다.
지은이는 진화의 근본적 특질은 지속적 실험이며 인간 개체들이 모인 사회 역시, 넓고 끊임없는 실험들을 거쳐 보다 나은 것으로 나아가는 진화 과정을 밟는다고 주장한다.

그렇다면 끊임없는 실험이라 할 수 있는 ‘개혁’을 어떻게 봐야 할까. 복거일은 현재 개혁방식이 모든 시민들이 자유롭게 참여해 최선의 방식을 고르는 게 아닌, 특정집단이 목표한 바를 향해 중앙집중적으로 정보를 처리하는 방식이라는 점에서 우려를 표시한다. 이러한 방식은 개혁을 주도하는 집단이 판단을 가장 잘한다는 전제를 깔고 있기 때문에 필연적으로 빠르게 바뀌는 환경을 따라가지 못하고 결과적으로 우리 사회의 건강을 해치게 된다.

복거일은 현재 사회체제가 개혁 집단이 제시하는 대안체제보다 명분과 실리면에서 뛰어나다고 말한다. 그동안 실리를 통해 체제 우월을 증명코자 했던 보수주의자들은 이제 보다 적극적으로 명분에서도 자유주의와 자본주의의 우월을 증명할 때가 됐다고 지은이는 말한다. 자유기업원, 1만8000원.

송민섭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