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이 1년6개월이나 남은 시점에 이런 세미나가 열린 데는 5.31 지방선거의 압승 무드를 차기 대선 승리로 연결하자는 당 차원의 희망이 담겨 있다. 지방선거 압승 이후 불과 6개월 만에 대선에서 패배했던 2002년에 대한 반성과 대선 승리를 위한 전략.전술이 논의되는 자리였다.

◆ "지방선거 승리는 독(毒)이 될 수 있다"=홍준표 의원은 "탄핵 직후의 2004년 총선에 이어 이번 선거도 '묻지마 투표'로 치러졌다"며 "국민이 중앙권력과 지방권력을 한 정당에 몰아주지 않는 만큼 지방선거 승리는 한나라당에 독이 될 수 있다"고 했다.

강경근 숭실대 교수는 "한나라당 의원들은 공평한 관전자의 입장에만 서려 한다"며 "면피성 자세를 버리고 정체성을 드러내며 용기 있게 행동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제성호 중앙대 교수는 "당명 개정 등 환골탈태를 위한 당 개혁 프로그램이 절실하다"며 "국회의원들은 술 마실 시간을 3분의 1로 줄이고, 이 시간에 대학생들과 토론하면서 지지층의 외연을 넓혀야 한다"고 했다. 권혁철 자유기업원 법.경제실장은 "비겁하게 숨거나 숨기면서 현 정부 실정의 반사이익만 향유한다는 비판을 받을 게 아니라 자신의 정체성을 당당히 드러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 "전략전술사령부 구성해 대선 프로그램 관리해야"=세종연구소 송대성 연구위원은 2002년 대선 패배의 원인으로 ▶권력 추구에만 관심 있는 오합지졸 위주의 대선 캠프 운영 ▶진시황처럼 권위적인 대선 후보와 오만.불손의 극치를 보여준 후보 측근들 ▶경미한 약점이 치명상이 되도록 방치한 허술한 후보 약점 관리 시스템 ▶사조직과 당조직의 불협화음 등을 꼽았다.

송 위원은 "당 부설 정책연구소인 '여의도연구소'를 대선을 위한 '전략전술사령부(STC.Strategy Tactics Command)'로 개편해 대선 승리를 위한 치밀한 대비책을 수립.운영해야 한다"고 말했다.

홍 의원은 "국민과 국가를 어떻게 이끌겠다는 거대 담론을 제시하지 못하면 다음 대선도 어렵다"며 "흠이 없는 후보를 내세워 '선진 강국 시대를 열겠다'는 담론으로 승부를 겨뤄야 한다"고 했다.

서승욱.남궁욱 기자 sswook@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