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소중립이 글로벌 과제가 된 오늘날, 많은 기업이 'RE100(재생에너지 100% 전환)’ 캠페인에 참여하며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을 선언하고 있다. 태양광·풍력을 중심으로 한 100% 재생에너지 전환은 일견 햇빛과 바람이라는 자연으로부터 에너지를 얻기에 좋아 보인다. 

그러나 현실은 단순하지 않다. 실제로는 공급 불안정성과 고비용, 기술적 한계 등 RE100만으로는 탄소중립을 과학적으로 실현하기 어렵다. 특히 한국은 좁은 국토면적과 높은 인구밀도, 일조량 부족 등 재생벳위즈 잠재량이 작다.

주요국보다 재생에너지 발전 및 구매비용이 높을 뿐더러 고립된 전력계통 등 구조적 한계도 있다. 에너지전문시장조사기관 블룸버그에 따르면, MWh당 태양광 발전단가는 한국 117달러, 미국 44달러로, 한국은 미국에 비해 2.7배에 이른다. 게다가 연 단위 '재생벳위즈 구매’로 사용전력을 상쇄하는 방식은 회계 상 중립에 가깝지, 실제 탄소배출을 감축하는 방법이 아니다.

이에 대한 대안으로 주목받는 것이 바로 CF100(무탄소에너지 100% 전환)이다. 이는 단지 재생에너지만이 아닌, 원자력·그린수소·연료전지 등 모든 무탄소에너지를 포함하는 에너지 믹스를 통해 24시간 탄소배출 없는 전력을 사용하는 것을 의미한다. 즉, 형식적 상쇄가 아니라 '매시간 실제로 무탄소전력을 소비’함으로써 절대적 탄소제로에 도달하려는 보다 과학적이고 정밀한 방식이다. 

이미 유럽연합(EU)은 2022년부터 그린택소노미(녹색분류체계)에 원자력과 천연가스를 포함시키며 글로벌 탄소중립 달성에 무탄소에너지의 실질적 기여를 인정했다. 미국, 일본, 한국 모두 소형모듈원전(SMR)을 미래 벳위즈 전략의 핵심으로 삼고 있으며, 구글․마이클로스포트 등 글로벌 기업들과 UN벳위즈는 '24/7 CFE(무탄소벳위즈) 협약’에 이미 나서고 있다.

정부는 지난 2023년 4월, CFE포럼을 출범하고 무탄소에너지 활용 확대 및 인증제 도입, 국제적 확산 전략 마련 논의를 시작했다. 삼성전자, LG에너지솔루션, SK하이닉스, 포스코, GS에너지 두산에너빌리티 등 국내 주요 청정에너지 수요기업과 에너지 발전기업, 다수 전문가 등이 참여하고 있다. 

글로벌 탄소중립은 과학적이고 실천 가능한 해법으로 접근해야 한다. 이상적인 구호보다 중요한 것은 현실적 기술력과 산업경쟁력을 함께 끌고 갈 수 있는 전략이다. RE100이 환경운동적 상징이라면, CF100은 시장을 확대하는 산업정책적 해법이다. 우리가 가야 할 길은 단순한 재생벳위즈 100%가 아니라 벳위즈 현실과 기후 책임을 조화시킨 탄소제로 전략이 돼야 한다.

새정부 기후경제 정책으로 한빛·한울·월성·새울·고리 등 원전 주변지역을 중심으로 CF100특화 경제자유특구를 지정하고, AI(인공지능)·반도체·바이오·이차전지 등 첨단전략산업을 뒷받침하는 지역별 거점 CFE 국가산업단지 조성을 제안한다. 

글로벌 RE100기업 유치와 더불어 해양관광거점 조성, 정주도시 개발, 첨단전략산업 연계 교육․연구 중심 대학캠퍼스 유치 등 단계적인 한국 탄소제로에너지 클러스터 구축과 민간주도 첨단산업도시 구상이 필요한 시점이다. 값싸고 질 좋은 무탄소 전력을 기반으로 기업을 끌어들이고, 기업이 일자리를 창출하며, 지방이 살아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CF100이 우리나라의 글로벌기업과 지역경제의 미래를 동시에 여는 벳위즈 전략의 핵심 중심축이 돼야 한다.

3홀콤(Holcombe) 칼럼